요즘 아이들 촉감 놀이로 인기인 수정토, 예쁘고 신기하지만 그 이면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위험이 숨어 있습니다.

이 작은 구슬이 우리 집에 가져올 수 있는 진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1. 수정토, 왜 이렇게 위험할까?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예요. 개구리알, 워터비즈, 수정토… 이름도 참 귀엽죠. 손끝에서 오물오물 굴리는 촉감이 좋아서 아이들 장난감으로도 인기 만점입니다. 그런데 이 작은 구슬이 물을 만나면 무려 100배 이상 커진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이 점이 위험의 시작입니다.
수정토는 본래 원예용이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개발된 고흡수성 폴리머입니다. 그런데 알록달록한 색상과 동글동글한 모양 때문에 아이들 눈에는 마치 젤리나 사탕처럼 보이기 십상이에요. 실제로 최근 5년간(2020~2024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수정토 관련 사고는 102건이나 되고, 모두 만 14세 미만 어린이에게서 발생했습니다. 특히 만 1~3세 아이들에게서 67.6%의 사고가 집중적으로 일어났다는 점이 더 놀랍죠.
가장 흔한 사고는 삼킴(44.1%)과 귀·코 삽입(54.9%)입니다. 수정토를 삼키면 체내에서 수분을 흡수해 팽창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장폐색 같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미국에서는 실제로 10개월 영아가 수정토를 삼킨 뒤 장폐색으로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우리 집에서 일어나지 않을 거란 방심, 이제는 금물입니다.
2. 보호자가 놓치기 쉬운 순간, 사고는 집 안에서 시작된다.
수정토 사고의 96.6%는 집 안에서 일어납니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작은 구슬 하나, 설마 싶지만 아이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입에 넣거나, 콧구멍이나 귀에 쏙 집어넣을 수 있어요. 문제는 아이가 사고를 당해도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만 1세 여아가 수정토를 삼킨 뒤 일주일이 지나서야 복부 팽만과 구토 증상을 보였고, 만 3세 남아는 콧구멍에 수정토를 넣었다가 코와 귀에서 20개가 넘는 수정토가 발견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원인을 눈치채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또, 수정토는 물과 닿으면 점점 커지기 때문에, 삼키고 나서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이 커집니다. 아이가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거나 구토, 호흡 곤란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혹시 수정토를 삼키거나 삽입한 건 아닌지 꼭 의심해봐야 해요.
특히 온라인 쇼핑몰이나 마트에서는 ‘원예용’ ‘만 14세 미만 사용 부적합’ 표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어린이 촉감 놀이용으로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사용 후 바닥에 떨어진 수정토를 제대로 치우지 않거나, 아이 손이 닿는 곳에 보관하는 것만으로도 사고 위험은 훨씬 높아집니다. ‘설마 우리 집은 괜찮겠지’라는 생각, 이제는 바꿔야 할 때입니다.
3. 우리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안전 수칙
이제부터는 수정토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아볼게요. 첫째, 수정토는 반드시 원예나 인테리어용으로만 사용하고, 아이 장난감으로는 절대 쓰지 않는 게 가장 확실한 예방법입니다. 둘째, 수정토를 보관할 때는 아이 손이 닿지 않는 밀폐 용기에 넣어 두세요. 놀이 후에는 바닥이나 소파 틈새, 카펫 등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수정토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만약 아이가 수정토를 삼키거나 귀·코에 넣은 것이 의심된다면, 당황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방문해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복부 팽만, 구토, 호흡 곤란 등 위험 신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와 함께 놀이할 때 항상 곁에서 지켜봐 주는 거예요. 아이의 호기심은 존중하되,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른이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마무리글 : 알록달록한 작은 구슬 하나가 우리 아이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 이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촉감 놀이의 진짜 목적은 아이의 감각을 건강하게 키우는 데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시작과 끝은 ‘안전’ 임을 꼭 기억해 주세요. 오늘 우리 집에서 굴러다니는 작은 장난감 하나,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